2016 DOOSAN Art LAB_<여보세요> : 나도 그럴 때가 있었어
<출처 @ 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에서는 2010년부터 DOOSAN Art Lab이라는 이름으로 만 40세이하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6년 올해에도 판소리 <여보세요>를 시작으로 연극 <앨리스를 찾아서>, 다원 <디지털 네이션>, 연극 <소리의 威力위력, 다원 <몸으로 거론한다는 것>을 지원하고, 무대에 올린다. 소리꾼 이승희와 고수 이향하의 <여보세요>가 올해 첫 DOOSAN Art Lab 공연이다.
판소리 <여보세요>는 김애란 소설집 『달려라, 아비』 수록 되어 있는 「노크하지 않는 집」을 원작으로 한 창작 판소리다.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은 한 여자가 하숙집에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극이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소설 속 여자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숙집 주인이 그녀를 부를 때도 '1번방 아가씨'라고 부른다. 그녀 외에도 하숙집에는 네 명의 여자가 더 산다. 조용한 날이면 옆 방 사람의 들숨과 날숨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작은 공간이지만, 서로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다. 마주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혹 할 말이 생겼을 때는 포스트잇을 붙여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하숙집에는 다섯 명이 살고 있지만, 누구도 같이 살고 있지 않다.
판소리 <여보세요>는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의 이야기를 가지고 와서, 좀 더 적극적으로 그녀의 상황을 보여준다. 작창자이자 소리꾼인 이승희는 소설 속 '1번방 아가씨'에게 자신의 이름 이승희와 고수 이향하의 이름을 합쳐, 이승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소리꾼 이승희는 이승하의 출근하는 부산스런 모습을 창으로 풀어내고,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소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면서 살고 있을 법한 인물로 만들어낸다. 이상하가 집에 돌아와서 답장할 수도 없는 '플러스 친구'들의 카톡을 받는 장면과 그녀가 신고 다니는 신발 '뉴발란스 990'나, '닥터 마틴', 화장품 '에뛰드 하우스' 등 상표가 등장하는 점은 원작 소설에는 없는 요소들이다. 이를 통해서 이상하라는 인물은 1번방 아가씨' 처럼 어딘가에 있지만,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는 인물에서 그들의 판소리에서 살고 있는 구체적인 여성이 된다. 소리가 지속될 수록 이승하라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보게 된다.
다섯 마당의 판소리가 아닌 판소리를 듣는 일이 처음이었다. 심청이의 심봉사를 향한 효심에 애가 끓고, 놀부가 벌을 받을 때 고소했지만, 심청가와 흥보가는 과거의 이야기다. 신명나게 들을 수 있지만, 공감하기는 힘들다. 판소리 <여보세요>는 '지금 여기'를 이야기한다. 팍팍한 삶에서 다르지만 비슷하게 살고 있는 이들에게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며 다독여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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